1. [린 이더리움]이더리움은 왜 Lean Ethereum을 필요로 하게 됐나?
이더리움은 PoS 전환과 Layer 2, Blob, PeerDAS를 통해 확장해왔습니다. Lean Ethereum은 여기서 더 나아가 성능·탈중앙화·단순성·Post-Quantum 보안을 함께 개선하려는 장기 비전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왜 이런 방향이 필요해졌는지 살펴봅니다.
이더리움은 왜 또 바뀌려고 할까?
이더리움을 오래 지켜본 사람이라면 조금 이상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이미 큰 변화를 여러 번 거쳤습니다. 채굴 방식도 바꿨고, Layer 2와 Rollup이 확산됐으며, 최근에는 Blob과 PeerDAS 같은 기술까지 적용됐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Lean Ethereum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깁니다.
이더리움에 또 문제가 생긴 것일까?
지금까지 했던 업그레이드는 부족했던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조금 다릅니다. Lean Ethereum은 현재의 이더리움이 실패해서 처음부터 다시 만들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지난 몇 년간 이더리움이 선택해 온 PoS, Rollup, Blob, Data Availability 중심의 확장 전략을 훨씬 더 멀리 가져갔을 때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가깝습니다.
Lean Ethereum은 2025년 7월 31일 Ethereum Foundation 연구자 Justin Drake가 공개했습니다. 그는 이를 이더리움의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비전이자 개인적인 미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따라서 이것을 이미 확정된 하나의 네트워크 업그레이드나 새로운 이더리움 체인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일까요?
1. 처음의 이더리움은 모든 것을 L1이 처리했다
이더리움 메인넷은 2015년 시작했습니다. 계정, ETH 전송, 스마트컨트랙트 실행, 애플리케이션의 상태 변경이 모두 이더리움 메인넷 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초기의 구조를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사용자 → Ethereum L1 → Transaction → Smart Contract 실행 → Block 기록입니다. 사용자가 거래를 보내면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거래를 실행하고 검증하고 기록하는 이해하기 쉬운 구조였습니다.
문제는 사용자가 많아졌을 때입니다.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모든 거래를 직접 처리해야 한다면 처리할 수 있는 양에는 한계가 생기고, 블록 공간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 비용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은 여기서 단순히 “블록을 크게 만들어서 모든 것을 L1에서 처리하자”는 길만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이 결정이 이후 이더리움의 구조를 크게 바꾸게 됩니다.
2. 첫 번째 큰 변화, 채굴을 없앤 The Merge
2022년 9월 15일 이더리움에는 역사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The Merge입니다.
기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처럼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을 사용했습니다. The Merge를 통해 이더리움 메인넷은 Beacon Chain과 결합하면서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 방식으로 전환했습니다.
구조적으로 보면 과거: Ethereum → Mining → Proof of Work에서 The Merge 이후: Ethereum → Validator → Proof of Stake로 바뀐 것입니다.
여기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The Merge가 이더리움의 처리량을 크게 늘리고 수수료를 낮춘 업그레이드는 아니었습니다. Ethereum.org도 The Merge는 합의 방식의 변경이었으며 네트워크 용량 자체를 크게 증가시키는 업그레이드는 아니었다고 설명합니다.
즉 The Merge는 이더리움의 중요한 문제 하나를 해결했지만, 확장성 문제는 다른 방법으로 풀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Layer 2가 본격적으로 중요해집니다.
3. 이더리움은 모든 거래를 직접 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이더리움의 확장 전략을 이해하려면 Layer 1과 Layer 2만 알면 됩니다.
Layer 1은 Ethereum Mainnet입니다. Layer 2는 Ethereum 위에서 더 많은 거래를 처리하고, 결과나 필요한 데이터를 다시 Ethereum에 연결하는 네트워크입니다.
대표적인 방식이 Rollup입니다. Rollup은 거래 실행을 Ethereum L1 밖에서 수행하고, 필요한 데이터와 결과를 다시 L1에 게시합니다. Ethereum 공식 문서 역시 Rollup을 L1 밖에서 거래를 실행한 뒤 데이터를 L1에 게시하는 확장 방식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체 그림을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

여기에서 이더리움의 확장 전략에 중요한 변화가 생깁니다. 과거에는 Ethereum = 모든 거래를 직접 실행하는 네트워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점점 Ethereum L1 = 강력한 보안과 정산, 데이터를 제공하고 많은 거래 실행은 L2가 담당하는 구조가 중요해진 것입니다.
Ethereum.org 역시 Layer 2를 통해 처리량을 높이면서도 확장이 탈중앙화나 보안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방향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4. 그런데 L2가 늘어나자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Rollup이 많은 거래를 처리한다고 해서 Ethereum L1이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Rollup이 많아질수록 Ethereum에 전달해야 하는 데이터도 늘어납니다.
예를 들어 수많은 거래를 Rollup에서 처리했다면 흐름은 사용자 거래들 → Rollup → Ethereum에 데이터 게시로 이어집니다. 거래 실행을 L2로 옮겼더라도 Ethereum은 Rollup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해야 합니다.
결국 새로운 질문이 생깁니다.
수많은 Layer 2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Ethereum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 문제가 Ethereum 확장 전략에서 Data Availability, 즉 데이터 가용성이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Rollup은 거래를 L1 밖에서 실행하지만 필요한 데이터를 Ethereum에 게시해 L1의 보안을 활용합니다.
5. 그래서 등장한 것이 Blob이었다
2024년 3월 13일 Dencun 업그레이드에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EIP-4844, 흔히 Proto-Danksharding이라고 불리는 기술이 적용되면서 Ethereum에 Blob이라는 새로운 데이터 공간이 등장했습니다.
Blob의 목적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기존에는 Rollup 데이터가 Ethereum의 일반적인 공간을 사용했다면, Blob은 Rollup 데이터를 보다 저렴하게 게시할 수 있도록 별도의 데이터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Blob 데이터는 영구적으로 보관하는 일반적인 온체인 데이터와 달리 일정 기간 이후 노드에서 제거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흐름은 Ethereum 초기: 거래 → Ethereum L1, Rollup 등장: 거래 → L2 → Ethereum L1, Blob 등장: 거래 → L2 / Rollup → Blob → Ethereum으로 바뀌었습니다.
Ethereum은 점점 거래 실행만 잘하는 블록체인이 아니라, 많은 Layer 2가 사용할 수 있는 보안·정산·데이터 기반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쪽으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6. Blob을 만들었는데 왜 PeerDAS가 또 필요했을까?
여기에서 또 하나의 문제가 나타납니다. Layer 2가 성장하면 Blob도 계속 많아져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Ethereum 노드가 증가하는 모든 Blob 데이터를 전부 내려받아야 한다면 노드가 필요로 하는 네트워크 대역폭과 컴퓨터 자원도 계속 증가할 수 있습니다.
결국 확장성을 높이려다가 Ethereum 노드를 운영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노드 운영이 지나치게 무거워지는 것은 Ethereum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탈중앙화와도 충돌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가 PeerDAS(Peer Data Availability Sampling)입니다. PeerDAS는 2025년 12월 3일 활성화된 Fusaka 업그레이드에 포함됐습니다. 기존에는 모든 full node가 모든 Blob을 받아야 했지만, PeerDAS에서는 각 노드가 Blob 데이터의 일부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가용성 구조를 변경했습니다. Ethereum.org는 이를 통해 노드의 하드웨어와 대역폭 부담을 관리하면서 Blob 확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즉 Ethereum의 발전 과정에는 계속 같은 패턴이 반복됩니다. 사용자 증가 → 더 많은 처리 필요 → 새로운 확장 기술 적용 → 새로운 병목 발생 → 다시 구조 개선입니다.
Ethereum은 한 번의 거대한 업그레이드로 완성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계속 병목을 찾아 구조를 바꿔 온 프로토콜에 가깝습니다.
7. 현재 이더리움의 모습을 한 번 정리해보자
지금까지의 변화를 시간순으로 놓으면 Lean Ethereum이 갑자기 등장한 개념이 아니라는 것이 보입니다.

Pectra는 2025년 5월 7일, Fusaka는 2025년 12월 3일 메인넷에 적용됐습니다. Fusaka에는 PeerDAS가 포함됐고, Ethereum은 이미 L1 실행 성능과 Layer 2용 데이터 용량을 함께 확장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Ethereum을 그대로 두면 큰일 나기 때문에 Lean Ethereum을 시작한다”라고 설명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Ethereum은 이미 변화하고 있고, Lean Ethereum은 그 변화가 훨씬 더 멀리 진행됐을 때를 생각하는 이야기입니다.
8. 그런데 왜 여기서 Lean Ethereum이 필요한가?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Rollup도 있고, Blob도 있으며, PeerDAS도 적용됐습니다. 그런데 왜 Lean Ethereum이 필요할까요?
이유는 Ethereum이 목표로 하는 규모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성능을 계속 높이려면 Ethereum L1 자체도 더 많은 계산을 처리해야 하고, Layer 2가 사용할 Blob도 계속 늘려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조건이 하나 붙습니다.
빠르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Ethereum은 성능을 높이면서도 네트워크를 검증할 수 있는 구조와 탈중앙화라는 특성을 유지해야 합니다. Ethereum Foundation은 2026년 Protocol 연구·개발 방향을 크게 Scale, Improve UX, Harden the L1 세 영역으로 정리했습니다. 특히 L1 실행 성능과 Blob 확장을 별개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 연결된 하나의 Scale 문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 장기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프로토콜에 기능이 계속 추가되면 구조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복잡성은 유지보수와 감사가 어려워지고 공격 표면이 늘어나는 문제와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Ethereum의 현재 로드맵에서도 프로토콜 단순화와 기술 부채 제거를 별도 과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훨씬 더 먼 미래에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암호기술을 양자컴퓨터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는지까지 고민해야 합니다. 다만 Ethereum 공식 자료는 현재의 양자컴퓨터가 Ethereum의 암호기술을 깨뜨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며, 지금의 연구는 미래를 위한 사전 준비라고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국 Ethereum이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하나가 아닙니다. 더 높은 L1 성능 + 더 많은 L2 데이터 + 낮은 노드 부담 + 탈중앙화 + 강한 보안 + 프로토콜 단순화 + 장기적인 Post-Quantum 대비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것이 문제입니다.
9. Lean Ethereum은 바로 이 지점에서 등장한다
2025년 7월 31일 Justin Drake가 공개한 Lean Ethereum은 바로 이 문제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가 던진 질문은 상당히 명확했습니다. 극단적인 수준의 성능을 추구하면서도 어떻게 Ethereum의 보안과 탈중앙화를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
Lean Ethereum 제안에서는 이를 장기적으로 성능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방향과 네트워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방향을 동시에 추구하는 문제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차세대 암호기술을 놓습니다.
중요한 것은 Lean이라는 단어입니다. 여기서 Lean은 단순히 Ethereum을 가볍게 만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내면서도 구조는 가능한 한 단순하고 검증 가능하게 만들려는 방향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Lean Ethereum에서는 Ethereum의 세 가지 핵심 영역을 다시 바라봅니다.

하지만 이것은 다음 편에서 볼 내용입니다.
Lean Ethereum은 새로운 이더리움이 아니다
1편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이것입니다.
Lean Ethereum은 현재 Ethereum을 버리고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드는 계획이 아닙니다.
또한 지금 당장 Ethereum Mainnet 전체를 Lean Ethereum으로 교체하는 하나의 확정된 하드포크도 아닙니다. Justin Drake가 처음 공개했을 때부터 이를 향후 10년을 바라보는 비전이라고 설명했고, Ethereum 내부에도 다양한 연구 방향과 의견이 존재한다는 점을 명시했습니다.
지금까지 Ethereum이 걸어온 길을 보면 흐름은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PoW의 한계가 보이자 PoS로 이동했고 → L1만으로 확장하기 어려워지자 Rollup을 선택했고 → Rollup 데이터가 중요해지자 Blob을 만들었고 → Blob이 늘어나자 PeerDAS를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또 다른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수백만 개의 거래를 처리하는 시대에도 Ethereum은 지금과 같은 보안과 탈중앙화를 유지할 수 있을까?
Lean Ethereum은 이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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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8-16T23:10:02.11176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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